Arazaq-Arraziguet to Arthez-de-Béarn
거리: 28.5km(실제 36km)
시간: 10시간 30분(8:00-5:30)
고도: 오르락 내리락
길: 시골도로, 시골길, 숲, 구릉
날씨: 햇빛, 흐리고 바람이 블기 시작
좋은것: 구릉지역
나쁜것: 엉터리 미셸린 가이드
상태: 좋음. 오르막 내리막 평지 구분없이 시간당 5km
걸은 길: 648km
남은 길: 85km
아침
오늘은 어제보다 거리가 5킬로 정도 짧아 아침 한 시간 정도 출발을 늦추기로 했다. 7:15분 아침을 시작했다. 주인의 이야기는 끝이 없다. 나는 어제 말 중 기억난 빠시옹 종교에 대해 물었다. 정말 영화에서 처럼 멸류관을 쓰고 채칙으로 예수가 받았던 것과 같은 고통을 느끼기 위해 그렇게 하는지를. 그것은 과장된 영화일 뿐이라고 한다. 빠시옹, 아마 우리 말로는 ’수난’으로 표현하는 듯하니 ’수난종파’라 할 수 있을 듯하다. 빠시옹 종파는 부활절 이전 3일이 가장 중요하며 수난의 고통으로 인간의 고통을 나누었 듯이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도와주는 것이 주된 덕이라 한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이미 시간이 많이 흘러 나는 이야기를 중간에 자르고 일어서야 했다. 나는 어제 만났던 곳까지 태워 줄 것을 부탁했다. 주인은 당연히 그런다고 하며 함께 나섰다.
이 마을에는 바이욘 햄 박물관이 있다. 오늘 혹 문을 여는지 물었더니 여름에만 연다고 한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대신 주인은 마을 교회로 가자고 했다. 교회 입구에 걸린 12사도의 그림은 주인이 직접 그림 것이라 한다. 그리고 예수늬 포스트도. 칭찬은 빠뜨리지 않났다. 그리고 마을을 벗어나는 입구에 나를 내려 주었다. 그리고는 팔을 벌리며 “Je peux?”라고 한다. “Can I?”다 ^. 첫 만남에 쉽게 비쥬를 하지 않는데… 그렇게 인사를 나누고 나는 길을 출발했다.
길
숲길을 지나 호수를 지난다. 지나는 줄 알았는데 호수를 돈다. 여전히 GR65길은 화나게 길이다. 그래도 이왕 고생하는 것, 더 걷자 싶어 돌고 도는 길을 따라간다.
똥길
시골 똥길은 이제 익숙하다. 뭉치 똥만 대충 피한다. 작은 똥까지 피하려면 너무 힘든다. 똥냄새는 얼그레이 향이려니 생각하고 즐긴다.
개
오늘은 개들이 전부 풀려 밖에서 짖고 따라오고 위협하고 심지어 나를 덥치기 까지 한다. 미치겠다. 대부분은 무사하지만 행여나 미친개다 있을까봐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지금까진 미친개가 미친 사람보다 적었다.
구릉
오늘은 예상치 못한 길을 지난다. 구릉지역이 마치 작은 오브락이나 알프스를 연상시키며 예쁘다. 사진도 찍고 소울음도 내며 즐겁게 걷는다. 숫소 한놈은 나를 어주 예민하게 주시하더니 갑자기 옆에 있는 아줌마 소를 덮친다. 아줌마 소는 놀라 후다닥 몸을 빼는데 성공한다. 나까지 깜짝 놀랐다. 혹 줄을 뚫고 나에게 돌진하는 줄 알았다. 오르막이 많지만 오늘 발이 편해 잘 걷고 있다.
믿지 못할 미셸린 가이드
속도있게 3시간 가까이 걸었다. 그런데 미셸린 가이드는 7킬로 지점으로 표시된다. 다음 마을까지 7.5킬로니 조금만 더 가보자 싶었다. 마을을 지나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다. 그런데 내려가는 구릉길이 너무 길다. 아이폰으로 위치를 찍으니 아직까지 마을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나온다. 그렇다면 세시간 동안 6킬로 걸었다는 셈이다. 나는 mywalk 앱을 켰다. 7.5킬로로 표시되는 마을에는 500미터 후에 도착했다. 분명 세시간 동안 걸은 거리는 12-15킬로인데 미셰린 표시는 7.5다. 미셸린 지도가 잘못된 것이 많다고는 들었지만 너무하다는 생각이다.
오늘 총 거리는 28.5이니 21킬로가 남았다. 그러나 오늘 GPS 맵으로는 24킬로 더 걸었으며 중간 거리 계산이 확실히 잘못된 것만 세구간임을 마이워크로 확인했다.
점심
오늘은 점심은 어제 못다먹은 샌드위치 뿐이라 식당에서 뭔가를 먹고 싶었다. 하지만 중간에 카페나 식당이 없을테니 별수없다 싶었다. 그런데 스낵이라 적힌 안내를 두번이나 봤기에 살짝 기대를 했다. 다행히 공사 중인 지트를 발견했으며 건물 바깥에서 한 아주머니가 칠하고 있었다. 뭔가 먹을 수 있냐고 물었더니 오믈렛만 된다고 한다. 공사 중인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아주머니는 농장에서 똥묻은 계란을 셋 가져왔다. 양파와 치즈 중 선택. 나는 치즈로 부탁했다. 역시 맛있다. 조금후 다시 짙은 누런색 큰 계란을 가져와 후라이로 해주었다. 오믈렛은 거의 계란말이다.
조금 후 이브를 아느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했더니 어제 여기서 묵었단다. 아마도 나바렝스네서 만날 거라고 했다고 전한다. 그리고는 또 밭에 가더니 적은 수박을 따온다. 뭐할거냐고 물으니 잼을 만든다고 한다. 오래 졸여서 만들면 맛있다고 맛을 보여준다. 바닐라와 오랜지를 섞어 수박 고유의 향이 약해 아쉬웠다. 잠깐 기다리라더니 수박과 호박씨를 봉지에 싸주며 한국에 심어 보란다. 휴식과 이야기가 재밌어도 계속할 수 없다. 다시 먼 길을 향한다.
도로 길
지금부터는 시골 도로 길이 많다. 중간 중간 숲과 밭 사잇길을 지나기도 하지만 도로길이 많다.
피레네
오늘은 피레네가 잘보인다. 그리고 또렷하게 보인다. 두가지 의미다. 피레네가 가까워졌다는 것은 목적지에 가까워졌다는 의미다. 그리고 내일은 비가 올 것이라는 의미다. 이곳 사람들은 피레네가 잘보이면 비를 의미한다고 한다. 비는 이미 저녁부터 시작되었다.
마지막 몇킬로
21킬로민 계산하며 걸었지만 믿을 수 없는 미셸린 지도 덕에 3킬로를 더 걸었다. 마지막에 더 걷는 3킬로는 30킬로 만큼이나 힘든다. 더욱이 어주 가벼웠던 배낭은 오후 시간이 늦어질 수록 돌덩이 바위덩어리가 된다.
아침 세시간 걸은 거리를 12킬로만 계산하더라도 36킬로인 셈이다. 오후 걸음 속도는 한시간당 평균 5킬로로 표시되었다.
불랑저리 지트
오늘 예정지 아르테즈에 표시된 유일한 지트지만 오늘까지 휴가라는 자동응답기의 멘트를 들었지만 다시 전화했더니 오라고 한다. 불란저에서 만났다. 지트는 떨어진 곳에 있어 차를 타고 이동했다. 이동전 오늘은 혼자서 저녁을 해먹겠다고 배려하고 불랑저리 앞 카지노에서 장을 봤다. 샐러드가 먹고 싶어 두 종류, 메인으로는 돼지고기 메르게즈와 파에야를 샀다. 그리고 와인도. 와인은 셍몽 로제. 이번 여행 중 최고의 와인은 셍몽인 듯하다. 손으로 모든 것을 하는 만큼 깨끗하고 자연스러우면서도 우아하다.
저녁
저녁을 준비하는 동안 해프닝이 있었다. 메르게즈를 구우며 환풍기를 켜지않아 화재경보기가 2-3분간 심하게 울렸다. 모든 문을 열고 환풍기를 돌려 겨우 진정되었다. 가장 크게 걱정한 것은 물이 터져 나오는 것, 둘째는 고방차가 출동하는 것이었지만 다행히 아무 일이 없었다.
샐러드, 메르게즈 모두 맜있다. 파에야는 조금 못했다. 셍몽 오제와 함께 먹는 것은 즐거움 그 자체로 느껴졌다. 비용은 비슷하지만 지트 음식보다 오히려 포장음식이 나은 듯하다.
9시경 베르트랑씨가 지트로 와 불편한 것은 없는지 체크하러 왔다. 꽤 많은 이야기를 나눈 후 돌아갔다.
3층 큰 건물에 혼자다. 벌써 온갖 소리가 들린다. 오늘은 유령과 함께 자는 날이다.
벌써 여정의 끝이 보이는 건가요? 시간은 역시 빠르게 흘러 가는군요.
요즘은 이상하게 따는 와인마다 상했거나, 풀어져 버린 병이 많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위스키를 더 많이 마십니다. 오시면 바로 싱글몰트를 들고 가송으로 내려가서 많은 얘기 나누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건강에 주의하시구요…,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뵙게 되겠군요~
^
싱글몰트, 사양 않습니다.
힘들어도 끝이 보이네요. 완전하지 않은 반이지만, 많은 것을 겪기에 더 매력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기대됩니다.
이제 남은 길이 3일치 정도네요.
다음 주말엔 가송리에서 완주 기념 축하연을..
아니면 내친 김에 스페인까지? ㅋ
끝이 이제 잡힐 듯 하는 기분이시겠습니다.
아니 벌써 ?
지난 월요일 프랑스에서 돌아와 오늘에야 비로소 신 사장님 여정을 펼쳐보았습니다.
예정했전 목표보다 조금 일찍 끝나는 것 같은데요.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용기와 인내에 끝없는 박수와 격려를 보냅니다.
이제 여정에서 만났던 많은 외국 친구들은 인생의 자산이 되겠지요.
자꾸 신사장님이 부러워지는데요.
서울에서 벨브리즈와 본느로마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날을 위하여 부디 건강히 오늘도 하루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