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attain wisdom, remove things everyday.
지혜를 얻고자 하면 빼라.
아내가 출발 전 짐 꾸릴 때 나에게 상기시킨 말이다. 짐을 꾸리는 내내 나는 이 말을 생각했다. 순례길에서 나는 지식을 얻고자 하는가 아니면 뭔가 깨닫기를 원하는지를 스스로 많이 되물었다. 결과적으로 짐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 말이다.
짐은 꼼꼼하게 더 많이 챙기기는 쉬워도 빼는 것은 정말 어려웠다. 짐은 출발 때 6.5킬로 정도에 맞추었다. 사실 6.5킬로라지만, 물 2리터 정도를 더하면 이미 8.5킬로가 된다. 그리고 비상용 음식, 피크닉 음식까지 더하면 매일 들고 다녀야 할 짐은 10킬로 내외가 된다. 따라서 출발 때 6킬로 이내가 적당하다고 판단했다.
배낭
짐을 적게 넣기 위해 배낭을 가능한 작은 것으로 준비했다. 나는 38리터로 준비했다. 11월에도 걸어야 했기에 겨울옷까지 챙겼으며 음식을 이것저것을 넣었을 때는 조금 작았다. 10월까지만, 걷는다면 아주 적절한 크기라 생각된다. 걷는 동안 겨울철 장비까지 넣는다면 40 – 45리터 정도면 좋았다는 생각을 했다. 아주 조금 더 큰 가방에 대한 욕구가 들었던 것은 등판이 좀 더 튼튼하고 곡면이 더 휘어져 등에 공기가 더 잘 통하는 것이 필요했었기 때문이다. 걷는 동안 어지간히 찬 날씨에도 반팔 하나만 입고 다녔음에도 등에 공기가 충분히 통하기 않아 힘들었다. 그외 다른 것은 모두 만족스러웠다. 내가 사용한 제품은 ‘오스프레(Osprey)’였다. 가방은 ‘오스프레’와 ‘도이터(Doiter)’가 가장 편하고 잘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배낭 전용 비막이가 반드시 필요하다. 제품에 따라 딸려져 나오기도 한다.
침낭
결과적으로 침낭은 잘 사용하긴 했지만, 내가 선택한 것은 조금 과했다. 침낭보다는 프랑스에서 ‘고기 자루(Sac à viande)’로 불리는 자루 형태의 홑겹이면 충분했다. 야영을 하거나 밖에서 자는 것이 아니라 지트 등 실내에서 잤기 때문이다. 대부분 깨끗한 시트로 갈아주긴 하지만, 자신만의 편한 공간이 필요하다. 홑겹 침낭이면 아주 적절하다. 삭아비앙드는 주로 베트남의 실크로 만들어진 것이 좋았다. 30에서 50유로 정도면 되기에 가격도 적당하고 무게도 가볍고 부피도 작아 아주 적절했다. 나는 ‘첨단? 솜’이 든 도이터 침낭을 사용했다. 중국산 일본제 실크 침낭과 고민하다 더 낮은 온도까지 보온이 되는 – 내한온도 10도 – 도이터 침낭을 구입했다. 따뜻함이 유용했던 날은 난방이 되지 않고 비맞고 추웠던 단 하루였다. 아침 시간 가장 힘든 것은 침낭을 가능한 작게 말아 배낭에 밀어 넣는 일이었다. 야영을 할 것이 아니라면 다음에는 가볍고 부피가 작은 실크 자루를 택할 것이다.
신발
다양하고 한국에서는 보지 못하는 온갖 조건의 길이 펼쳐지기 때문에 반드시 적절한 신발이 필요하다. 발목을 감싸는 중간/긴 목과 단단하고 질긴 ‘비브람’ 바닥이 필요하다. 신발에 충분히 익숙해져야 물집이 덜 잡히기 때문에 신발도 길들이는 기간이 필요하다. 로바(Lowa)가 가격대비 좋은 신발인 듯하다. 가장 많이 신고 다들 만족하는 듯했다. 등산 용품이 국내는 항상 2배 내외의 가격표가 붙기 때문에 해외구매를 이용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유명한 오케이몰에서 신발을 몇 번 구매했지만, 할인이 큰 제품은 모두 사용 후 며칠 만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보아 비품이거나 문제가 있는 제품일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들어 오케이몰에서의 구매는 권하고 싶지 않다. 나는 80만원에 육박하는 미친 가격표가 붙은 밀레 제품을 50프로 할인에 구입했지만, 신고서 3일만에 앞쪽 고무 상단이 트진 것을 발견했다. 신발을 오케이몰에서 구입하면 항상 고무가 터졌다. 싶지 않다. 인텐시브 밀레 신발은 무겁다. 무게에 익숙해지는데 몇 달 걸렸으며 나머지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발목에 힘이 빠진 상태에 산악 돌길에서 몇 번이나 발목을 접질렀지만, 신발 덕에 다친적이 없었다.
비옷
판초를 입는 사람도 많았다. 판초가 비를 이중으로 막아줘 장점은 크지만, 걷는 동안 땀이 많이 나기 때문에 판초를 입는다는 것은 속은 땀으로 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비를 막고 윈드브레이크로 사용할 수 있는 한겹의 비옷으로 충분히 좋았다. 여전히 땀이 많이 날 때는 짜증스럽긴 하지만, 비가 많이 오는 날은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갑자기 비가 내리면 신발과 바지를 벗지 않고 그대로 껴입을 수 있는 ‘비막이 바지’가 아주 유용했다. 프랑스 데카틀롱에서 19유로에 구입해 잘 사용했다.
옷가지
걷는 동안 절대로 절대로 면 제품은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면 제품은 걷는 동안 일주일 동안 하나씩 모두 버렸다. 한국에 돌아올 때 입을 아끼는 런닝 하나만 남겨두었다. 그러나 거의 매일 짐을 꺼내고 집어 넣는 것의 번복이기에 입지도 않는 것을 한 달 내내 넣었다 뺐다하는 것은 고충이었다. 최종적으로 이상적이었던 것은 아래와 같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걸은 후 오후에 샤워를 하고서 깨끗한 옷이 필요하다. 땀 냄새 나는 옷에서 벗어나고 스스로 상쾌한 기분을 즐기고 동네와 사람을 마주하기 위해 필요했다.
양말 2: 물집 잡히지 않는 특수 양말
팬티 2: 가볍고 잘 마르는 제품
런닝 0:
짧은 티 2: 가볍고 잘 마르며 땀이 배출되는 소재
보온성 긴팔 1~2: 폴리 제품으로 프랑스 데카틀롱에서 둘 구입했다 하나로 충분해 중간에 하나는 버림. (개당 6유로) + (저녁 샤워 후 입을 깨끗한 옷)
바지 2: 하나면 충분했지만 + (저녁 샤워 후 입을 깨끗한 옷).
세면도구
극세사 수건, 겨울 장갑,
비누, 칫솔, 소금(치약대용),
전자제품
핸드폰, 핸드폰 충전기,
DSLR 카메라, 카메라 충전기, 50mm 수동 렌즈, (짐 꾸리기 최대의 실수)
기타
모자(둥근 창,캡) – 둥근 창 모자는 잃었다. 아마도 필요치 않았고 거추장스러워 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캡은 비올 때만 사용하고 가능한 모자는 쓰지 않고 햇빛을 즐겼다.
겨울 장갑 – 손가락 동상이 있어 11월 며칠 간은 아주 유용했다
여분 안경 – 안경 사용자의 업보
보온병, 차(철관음) – 순례길에서 좋은 차 한잔은 진정한 마음의 위안이 되었다. 그리고 가끔 나누는 즐거움도 좋았다.
깔개 – 아무 곳에나 앉을 수 있어 유용했다. 아내가 강제로 밀어 넣어 준 것이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생각지 않은 좋은 아이디어 제품이었다. 오후까지 젖은 곳이 많아 아주 유용하게 사용했다.
준비하지 못했지만, 아쉬웠던 것
스틱 2: 걷는 동안 다리 힘을 15-25% 정도 덜 수 있다고 한다.
배낭에 장착되는 물통: 통 냄새를 충분히 빼거나 통 냄새가 나지 않는 제품.
짐에 대한 생각
떠나기 전 짐에 대한 이야기는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리고 걷는 동안 짐도 많이 나누는 이야기의 한 부분이었다. 지나친 짐은 짐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발, 다리, 무릎, 엉치, 허리 등에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기에 반드시 자신이 질 수 있는 짐을 져야 한다. 동행하던 친구 중 비르지니라는 프랑스 여자는 15킬로나 되는 무거운 짐 때문에 엉치에 문제가 생겼고 힘겹게 걸었다. 해군 출신의 건장한 한 사람은 60이라는 나이에도 30킬로 가까운 짐을 가볍게 들고 문제없다고 했다. 음식만 10킬로 이상인 듯했다. 나는 처음 열흘 간은 10킬로가 채 되지 않은 짐에도 힘들어 고생했다. 차츰 짐을 버리고 빼면서 나중에는 짐으로 힘든 것은 없었다.
걷다 보면 물, 샌드위치, 치즈, 소시지, 초콜릿, 과일, 와인 등이 가방에 들어있다. 지트에서 먹는 음식은 선택이 없다. 그래서 점점 먹고 싶은 음식, 먹어야 하는 음식은 가방으로 들어간다. 점심과 중간에 보충하는 음식도 중요한 한 부분다. 또한 저녁이 없는 지트도 있어 직접 만들어 먹어야 하지만, 재료를 구할 수 없는 마을도 많다. 따라서 출발 전 가방에 음식을 위한 공간도 비워두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아마도 다음에 걸을 때면 9월 말, 10월 초에 출발하고 싶다. 이미 10월부터 문을 닫는 지트나 상점이 많으며 11월에는 거의 대부분이 문을 닫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걷는 사람이 지나치게 많고 아주 더운 여름에는 걷고 싶지 않다. 더욱이 10월 말까지는 추운 날이 적어 겨울용 짐까지 챙길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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