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포항죽도시장에 갔다. 좋은 생선을 사려면, 특히 마음에 드는 여러 생선을 사려면 아침 7시 경은 도착해야 하지만, 한 시간이나 늦었다. 아침 경매가 거의 끝날 즈음이라 선택이 거의 없어 아쉬웠으니 그래도 그런데도 만족스럽다. 양식이 아닌 신선하고 다양한 생선을 살 수 있는 것에 만족했다. 그리고 죽도시장을 빠져나와 구룡포로 향했다. 맛있는 물회를 먹기 위해서다.
비교적 최근에 알게된 식당이지만, 음식은 그런대로 괜찮다. 회가 좋고 솜씨가 좋으니 그런대로 맛이 나는 편이다. 사용하는 재료 대부분은 식당 텃밭에서 재배하고 거의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고 한다. 선뜻 추천하기는 어려우나 이만한 집도 이젠 찾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나쁘진 않다.
예상보다 빨리 구룡포에 갔으나 안주인은 11시 경이라야 온다는 이야기에 구룡포를 이러저리 둘러보게 되었다. 구룡포의 매력은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항구이나 일제시대 수탈의 전진기지 역할로 아주 흥했고, 일본식 가옥 등 일본의 흔적이 꽤 남아있다는 점이다. 지금도 여전히 다양한 생선을 꽤 접할 수 있는 경매장이 있고, 판매하는 장이 있고, 판매장에는 일제시대부터 있었다는 제일국수공장이 있다.
너무 추워 세세히 보기는 힘들었으나 갈 수 있는 곳은 거의 대부분 들렀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일식 가옥이다. 그 흔적은 관광거리로 꾸며졌다. 이곳 역시 ‘공무원과 일부 고문들의 활약’으로 제대로 망쳐놓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같은 느낌보다는 세트장으로 바꾸어 놓은 것에 또 혈압이 올랐다. 언제쯤 국민의 피와 땀, 눈물로 거둔 세금으로 곳곳을 망치는 만행이 그칠까 모르겠다.
구룡포 산책은 다행히 오늘 특히나 맛있었던 물회와 과메기 덕에 좋은 기분으로 빠져나왔다. 과메기는 전혀 좋아하지 않지만, 오늘은 꽤 맛있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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