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아일랜드 맥주집, 많이들 회자되는 수제맥주집이지만, 갈 기회가 없었으나 마침내 의도적으로 방문했습니다. 기대하지 않기에 가지 않았지만, 궁금해서 들렀습니다.
가끔 그곳을 지나며 놀라는 것은 엄청난 규모와 투자입니다. 지날 때마다 돈이 넘치고 손실이 문제가 되지않는 투자가가 운영하는 곳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 않다면 벌써 문 닫았을 것이란 추측을 하기에 한 번은 방문해보고 싶었습니다.
맥주는 라거/에일/IPA를 주문했습니다. 380밀리에 7,000/8,000/8,000원이라는 엄청난 가격에 놀랐습니다. 정말 맛있고 잘 만든 엄청난 맥주라면 5,000원까지는 괜찮다는 생각을 하지만, 이미 비싼 가격에서 할 말을 잃었습니다.
가격때문에 궁금함이 더해져 맥주가 나온 즉시 맛을 봤습니다. 첫 맛은 괜찮습니다. 뭔가 지나친 향이 거슬리만, 그래도 이곳이 한국이란 생각을 하면 나쁘지 않습니다. 특히 에일의 향은 에일이라 하기엔 화장품을 과하게 발랐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문제는 향이 아닙니다. 괜찮은 첫느낌의 맛이 순식간에 물맛으로 변하는 진행이 놀랍습니다. 수제맥주라기보다는 향을 첨가한 물맥주 하이트라는 느낌이 떠나지 않습니다. 여러번 맛을 보지만, 마찬가지입니다. 보리향을 느끼려는 순간 맹물맛으로 변하고, 호프의 쓴맛조차 흐릿해집니다. 수제맥주 특유의 미세하고 풍만한 거품조차 보기 어렵습니다.
국내에서 마셨던 그래도 괜찮았던 수제맥주의 기억은 거의 국내 최초 수제맥주라 할 수 있는 압구정역사거리 지하에 있던 거대한 규모의 맥주집이었습니다.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습니다. 몇 년 지나지 않아 사월에보리밥으로 바뀐 자리입니다. 그곳은 시작하고 2-3개월은 괜찮았고 이후는 맛이 변해 금세 발을 끊었습니다. 대부분의 수제맥주는 잘만들기도 어렵지만, 장사가 되기 시작하거나 다른 이유로 초심을 잃는다는 것이 심각한 문제란 생각을 합니다.
한동안 인기있었던 이태원 역시 싸구려 호프를 잔득 넣어 우린 미국식? 수제맥주 느낌이라 한 번의 시음도 힘들었습니다. 수제맥주 붐이라지만, 제대로 만든 맛있는 곳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누군가 좋은 곳 추천해주면 고맙겠습니다. 가끔은 맛있는 맥주를 마시고 싶습니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