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영어를 공부하고 있으며, 어릴 때부터 영어나 외국어 공부할 시간은 늘 많았습니다. 시간이 많았던 이유는 시간을 헛되이 사용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할일없이 빈둥대거나 쓸데없이 목적이 불분명하게 시간을 보내지 않으려 했기 때문입니다.
영어 외국어는 ‘공부’가 아니라 ‘연습”
영어나 외국어를 공부할 시간이 많았지만, 어릴 때부터 저의 우선순위는 항상 공부가 아니라 노는 것이었습니다. 공부보다 노는 것을 늘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노는 것 우선에도 영어나 외국어 공부할 시간이 많았던 것은 당시 저에게 논다는 단어의 개념이 다른 사람과 달랐고, 영어나 외국어는 책상에 않아하는 공부가 아니라 움직이거나 짜투리 시간에 할 수 있는 ‘연습; practice’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놀다’와 ‘시간 죽이기’
‘놀다’라고 했을 때, 여행을 가거나,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거나, 축구/야구/농구를 하거나, 친구와 함께 놀이를 하는 시간을 보내거나, 춤추러 가는 등 목적이 있는 할일이 꽤 많습니다. 그러나 이들 노는 행위도 은근히 제한적입니다. 하루 종일, 매일 ‘노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놀다 놀다 할 일이 없어질 때 할 수 있는 것은 ‘공부’입니다. 이처럼 미친 듯이 놀더라도 놀지 못하는 시간이 상당합니다. 이 시간이 책상에 않아 공부하는 시간입니다.
학교다닐 때부터 일반적이지 않은 다른 생각을 가지에 된 배경에는 책과 영어입니다. 학교공부보다 책을 좋아해 엄청난 양의 책을 읽었고 –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음에도 – 책을 통해 학교의 가르침에 대한 거부감이 강했습니다. 저는 저만의 배움이 더 중요했고 필요하면 스스로 익히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대학에 들어간 후 학교생활에서 내가 추구할 것은 무엇인가라는 진지한 고민 후, 모든 것의 우선순위에 ‘노는 것’을 두었습니다. 단 조건에 당시 제가 알고있던 영어가 도움이 되었습니다. 당시 ‘놀다’라는 것은 ‘공부하다’와 대치되는 개념이었습니다. 당시는 공부하지 않으면 다른 모든 시간은 노는 것으로 여기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논다는 개념에는 ‘play’라는 단어가 있지만, 아무런 생각없이 ‘TV’를 보거나 빈둥대며 시간보내는 것(kill the time)도 포함되었습니다. 노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었지만, ‘kill the time’을 하지않기로 스스로에게 약속했으며, 노는 것을 만끽하기 위해 목적없이 시간보내는 것을 희생했습니다.
80년대의 혼밥
그렇다고 아무 것도 하지않는 시간이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상당히 많았습니다. 식사시간입니다. 학교에서나 개인적인 식사 때는 가능한 혼자 식사를 했습니다. 혼자 식사한 이유가 여럿있지만, 그중 하나는 대학때도 경제적인 이유로 도시락을 점심으로 먹었기 때문입니다. 점심 도시락은 2인분이었고 오전 10시, 오후 3시에 한끼씩 사 먹어야 하는 대식가였습니다. 혼자 밥먹는다는 것이 드물었던 80년대부터 ‘혼밥’을 한 셈입니다. 당시 저의 혼밥은 요즘처럼 외로워 누군가와 함께 있는 듯한 느낌, 함께하는 느낌이나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혼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혼자만이 누리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밥먹는 동안 많은 생각을 합니다. ‘생각’은 그날과 그날의 앞뒤를 정리하고 나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놀기 또 놀기
노는 것 우선의 생활은 많은 돈이 듭니다. 이런저런 일을 통해 학창시절부터 돈을 꽤 많이 벌었지만, 항상 돈은 부족했습니다. 빈둥대는 것보다 이런저런 방식으로 놀 때, 돈이 훨씬 많이 듭니다.
두부가 먹고싶으면 제대로된 맛있는 두부를 먹기위해 강원도로 달려갔고, 회가 먹고싶으면 자연산을 취급하는 곳을 찾아 바닷가로 향했습니다. 그런 생활은 나이가 들어서도 이어졌고, 음식을 위한 여행은 주로 유럽이 되었고 콘서트를 위한 여행도 유럽이 되었습니다.
열정 대신 지혜
나이가 좀 더 들면서 이런 열정도 조금씩 식어감에 아쉬움이 듭니다. 하지만 식어가는 열정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이어가고 즐기기 위해 열정을 대신할 ‘좀 더 나은 상황’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제 자신을 보며 열정을 대신할 지혜를 배워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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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lay: engage in activity for enjoyment or recreation rather than a serious or practical purpose
(심각하거나 실제적인 목적보다는 즐거움이나 기분전환을 위해) 놀다 - Kill one’s time
(빈둥대며 목적없이) 시간 보내다 - loaf: spend one’s time in an aimless, idle way
(빈둥대며 목적없이) 시간 보내다
cyberloafing
목적없이 인터넷을 하며 시간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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