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걷기는 태백산으로 갑자기 방향을 틀었다. 이미 태백산, 특히 ‘겨울 태백산’이라는 단어가 마치 한 단어인마냥 수없이 본 것같다. 그리고 오늘 오후 동해에서 친구와 약속이 있으니 동해와 가까운 태백산이 좋을 듯했다.
오늘은 유일사에서 당골로 내려오는 짧은 코스를 택했다.
5시 경 서울에서 출발해 8시, 유일사주차장에 도착했다. 차량 온도계는 영하 15도를 가르키고 있고 밖에서 준비하는 사람들 모습은 이미 북극이자 추위에 떠는 모습이다. 나는 겨울옷 자체가 없어 속에 얇은 패딩을 입고 바람막이 옷을 위에 입었고 아래는 봄가을용 등산바지 하나가 전부였다.
인간은 자학하는 동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추위
출발하고 1분도 지나지 않아 무릎은 감각이 없는 듯한 느낌이고 시간이 조금 지나자 움직임 메커니즘이 작동한다고 느끼지 못할 정도로 엉덩이와 하체는 얼어있었다. 정상 조금 못미쳐 간단하게 허기채우려 국물을 먹으려 시도했다. 숫가락을 혀에 대는 순간, 숫가락은 혀에 들러붙어 떨이지지 않는다. 아내는 뚜껑을 열려고 시도하는 바람에 손이 얼어 몇분간 꼼짝을 하지 못한다. 엄살이라고는 없기에 어지간히 꽁꽁 언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온 몸이 얼어 움직이는 것조차 힘든다. 군에서 영하 29도를 경험했기에 영하 25에서 30도 사이로 느껴진다. 그래도 어렵게 약간의 국물이라도 먹었기에 그나마 움직임은 나았다. 오히려 정상에서는 빛이 있어서인지 덜 춥게 느꼈다.
태백산은 1989년 5월 13일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2016년 우리나라 2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전체면적은 70.052㎢이며 천제단이 있는 영봉(1,560m)을 중심으로 북쪽에 장군봉(1,567m) 동쪽에 문수봉(1,517m), 영봉과 문수봉 사이의 부쇠봉(1,546m)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최고봉은 함백산(1,572m)이다. 태백산은 수천 년간 제천의식을 지내던 천제단과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 등 풍부한 문화자원과 야생화 군락지인 금대봉~대덕산 구간, 만항재, 장군봉 주변의 주목 군락지, 세계 최남단 열목어 서식지인 백천계곡 등 다양하고 뛰어난 생태경관을 보유하고 있다.
매력없는 태백산, 배려 부족한 등산객
위 인용구는 국립공원홈페이지에서 카피한 국립공원 제정의 이유다. 그렇지만, 국립공원이라면 그곳을 지나는 누구든 느끼고 감탄해야 할 뭔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장 유명하다는 코스 일부를 걸으며 느낀 것은 시간이 남고 갈 곳이 없다는 이유 아니라면 왜 이곳을 가야하는가에 대한 이유를 찾기 어려웠다. 눈이 내린 후 눈꽃이 만발했다면 나은 경치겠지만, 눈꽃을 즐길 곳이라는 이유로 국립공원이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비록 규모는 작고 아쉽긴 하지만, 주왕산은 국립공원이라는 것이 약간은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태백산의 주등산로 일부를 경험했을 때, 국립공원지정은 크게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도립으로 남아있어도 좋아하는 사람은 언제든 즐길 것인데…
경치라는 면에서도 크게 아쉬웠지만, 이곳 태백산의 등산객의 행동도 아쉬웠다. 쓰레기가 곳곳에서 발견한 것은 물론, 상대에 대한 배려는 기대하기 어려웠고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을 무시하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평시라도 그렇지만, 특히 요즈음처럼 코로나가 한창인 때는 더욱 지켜야 할 것이 있다. 좁은 등산로에서 한 쪽 방향으로 걸는 것이다. 대체로 정부는 오른쪽 걷기를 권하는 듯하다. 둘이서 지나면 둘이서 비킬 생각없이 나란히 걷는다. 단체는 걸을 때나 휴식 때 상관없이 길을 다 막는다. 심지어 반대방향에서 걷는 사람이 바로 앞에 다가와도 길 바깥으로 비키라는 듯이 그대로 밀어붙인다. 피할 곳이 있다면 먼저 피할 곳을 찾아 몸을 돌리고 길을 터주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는 난감하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이 너무너무 많았다. 오늘 걷기를 태백산으로 택한 것이 후회스러웠다.
결국 내려가는 길을 당골광장 대신 백단사주차장으로 택했다. 다행히도 내려가는 동안 단 한사람도 마주치지 않았다.
좋은 경치는 경치만으로 부족하다. 경치만이 아니라 이를 현명하게 보존하는 관리하는 행정부, 그리고 이를 즐기는 이들의 의식이 제대로 갖추어질 때 비로소 좋은 경치가 완성된다.
태백산 겨울산행은 너무나 아쉬운 걷기였다.
사진, 태백산 유일사주차장 – 백단사주차장
오늘이 파나소닉 루믹스 S1의 두번째 야외촬영이 되는 셈이다.
여전히 순발력이 필요한 야외스냅촬영은 익숙치않아서인지 촛점위치잡기, 조리개 설정, 기울기조정, 밝기 선택, 등 단 1, 2초 내에 모든 셋팅이 끝나고 찌어야하는 것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벙어리 장갑을 낀채 찍은 사진이 많기도 하지만, 순발력 부족이 가장 문제다. 앞으로 야외촬영은 더 연습해할텐데 상황이 쉽지 않아 문제다.
오늘 사진은 로파일 캡쳐원 컨버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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