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를 들렀다가 우연히 구입한 양고기로 점심과 저녁을 했다.
요즈음은 뜸하지만, 양고기는 우리집의 트래이드마크라 할 만큼 집에서 자주해 먹던 요리다. 요리는 늘 아내가 했기에, 오늘 막상 요리하려고 보니 뭔가 좀 더 맛있게 먹으려면 아내의 도움이 필요해 전화 했다.
양고기에 필요한 재료가 다양하지만, 오늘 빠진 재료는 레몬즙과 마늘다. 아내는 대체할 재료를 알려줬다. 레몬즙 대신 감귤 마멀레이드, 마늘 대신 대파.
점심
점심에는 애리가 감자도 깎고, 열심히 잘 보조해주었다.
양고기 랙에 소스를 바르자 이미 군침이 돈다. 양고기는 오븐에서 맛있게 잘 구워졌다. 급한 마음에 여러번 꺼냈다 넣었다를 반복 후, 마침내 맛있는 양고기가 준비되었다.
점심이지만, 오랜만의 맛있는 양고기를 앞에 두고서 와인이 빠질 수 없다. 최대한 맛있게 먹고싶다는 생각에 떠올린 와인은 샤토 구보였다. 오늘 따라 구보는 매우 드라이했지만, 감귤 마멀레이드를 가미해 살짝 단 맛이 있는 양고기와 아주 좋았다. 맛있는 음식과 와인, 즐겁고도 즐거운 점심을 했다. 점심 와인이라 그런지 노곤하다. 노곤함은 즐거움과 만족감 속으로 녹아들었다.
저녁
저녁은 혜정과 함께했다. 넉넉한 점심으로 여전히 배가 부른 느낌이지만, 같은 메뉴를 반복하는 것이 전혀 싫지 않다. 오히려 그 반대다. 좋아하는 친구와 좋아하는 음식을 나눈다는 것이 오히려 더 기쁘다.
점심 경험 덕인지, 전체적으로 더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결과는 더 맛있는 양고기가 준비되었다. 혜정도 음식을 무척 좋아하는 듯하다.
저녁은 점심과 달리 전체적으로 대파 향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감자를 먹으면 마치 양파 향 프링글스 느낌의 향이 날 정도였다. 양고기에도 양파 향이 강하게 느껴졌다.
점심에 먹다 조금 남은 와인을 비운 후, 부르고뉴 본느 프르미에 크뤼, 론 지역의 시프레 드 투아까지 더했다. 아쉬운 것은 대파 향이 강해서인지, 부르고뉴 본느 와인이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 혜정은 점심에 남았던 샤토 구보를 더 좋아했다.
좋은 음식, 좋은 와인 덕에 이야기는 끝이 없다. 그리고 자정을 넘어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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