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포트에 물을 조금 많이 넣었더니 물이 끓으며 살짝 넘치는 느낌이 든다. 얼른 뚜껑을 열고 포트를 뺐다. 그러자 포트 상단 표면에 무수한 먼지가 보인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내려 보니 뭔가의 부유물이다. 그리고 포트 아래도 이물질이 붙어있다.
물을 버린 후, 포트에 베이킹파우더를 넣고 한참 끓였다. 물을 버린 후, 포트를 깨끗하게 세척했다. 그리고 다시 생수를 넣고 끓였다.
!!!
깨끗했던 포트, 물을 끓이자 상단에 부유물이 보이고, 아래는 이물질이 다시 생겼다.
생수가 문제인 셈이다…
문제의 생수는 편의점에서 구입한 것이다. 2리터 6병에 3,600원에 산, 진로하이트의 ‘석수’다.
이 생수를 사서 포장을 뜯으며 찜찜했던 것은 눈에 들어오는 취수원 ‘세종(시)’이었다. 세종시라면 충남의 수많은 화력발전소와 가까워 물이 깨끗하기 어려울 뿐아니라, 청정지역이라 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찜찜했다. 취수원이 불편해 대충 빨리 사용하고 없앨 생각이었지만, 부유물과 침전물을 본 상황이라, 이 물은 모두 버리거나, 나무에 줘야할 것이다.
유럽에서 석회질이 많아 끓인 후 바닥에 붙은 것은 봤지만, 부유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
내가 알고있는 좋은 물, 내가 원하는 물은 다양한 미네랄이 풍부한 물이 아니다. 오히려 미네랄이 적고, 깨끗하며, 입과 목이 편한 물이다. 아기나 병약자용으로 추천하는 맑은 물이 나에겐 편했다. 미네랄을 보며 소금의 경우가 떠오른다.
좋은 소금은 염화나트륨 함량이 높아야 하며, 순수 나트륨함량이 95%가 넘지않는 소금은 테이블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유럽에서 금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다. 자칫 잘못하면 소금이 아니라 중금속을 포함한 바람직하지 못한 미네랄을 과다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도 소금과 마찬가지로 미네랄이 과하지 않아야 좋다.
불편하고 찜찜한 마음에 구글링을 했다. 구글링하는 동안 탐사수를 통해 이물질 정보를 볼 수 있었다. 동일하지 않을 수 있겠으나 유사한 물질로 추정된다. 탐사수는 부유물이나 이물질을 탄산칼륨으로 설명하는 듯하며 인체에 별 해가 없다고 설명한다. 애매한 문구로. 하지만 나는 이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 과학적인 문제는 제외하더라도 이러한 시각적, 심리적 불편함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 제거하자면 비용이 많이 들 것이며, 그냥 물장사 돈벌이에 도움이 되지않는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미네랄 보충제, 혹은 매우 전문적인 일부 경우를 제외한다면, 미네랄을 강조하는 제품은 가능한, 혹은 무조건 피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나는 물을 산 것이고 물을 마시고 싶은 것이지, 탄산칼슘을 산 것이 아니며, 내가 원할 때 먹더라도 원치않음에도 섭취할 생각이 없다. 극소량이라면 문제 없을 수 있겠으나, 매일 몇 리터의 물을 마신다고 가정할 때, 눈에 드러날 정도의 양이라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내가 산 석수를 모두 포기해야 했다. 급히 대체할 물을 사러 편의점에 갔더니, 석수를 제외하고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 ‘삼다수’ 밖에 없고, 그나마도 6병에 만원이 넘는다. 나는 사지않고 돌아왔다.
주문한 백산수가 내일 배달될 때까지는 가지고 있는 에비앙으로 버틸 생각이다.
정말 힘든다. 매일, 매순간 마시는 물, 제대로 된 물을 찾기 힘들며, 그나마 가격도 너무 비싸다.
석수, 이런 표현까지 사용하고 싶지 않으나, 내 평생 경험한 최악의 물로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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