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년 전부터 생선은 익히고 요리한 것이 좋다. 익히고 요리하면 다양함과 함께 웃긴 표현이지만, 맛의 품위까지 생긴다. 하지만 최근 회가 이상하게 살짝 당겼다.
갓 잡은 신선한 생선이 있는지 아는 집에 전화했다. 어제 전화했을 때는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밤새 잡은 신선한 자리돔이 있다 한다. 얼른 식당으로 향했다.
자리돔회를 몇 해 간 꽤 자주 먹었지만, 오늘 회는 자른 모양이 다르다. 보통은 가로로 자르지만, 세로 방향으로 3등분으로 잘렸다. 더 이상하는 것은 꼬리가 그대로 있는 상태였다. 왜 그런지 궁금해 주인이자 해녀인 주인께 질문했더니, 옛날부터 그렇게 먹어왔다고 하신다.
자리돔 영어로
학명: Chromis notata
영명: pearl-spot chromis
자리돔 과의 자리돔은 모양도 색도 다양한 듯하다. 영어로 쉬운 단어가 사용하면 좋지만, 제주의 자리돔을 표현하기에는 너무 방대하고 다양하고 다르다. 제주의 자리돔과 가장 근사한 형태의 생선 이름은 ‘pearl-spot chromis’인 듯하다. 영어명이 길더라도 확실한 구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pearl-spot chromis’으로 사용해야 할 것같다.
자리돔 꼬리까지 먹는 이유
그냥 듣고 지났지만, 계속 궁금할 것 같아 인터넷을 뒤졌다.
위 기사를 인터넷에서 찾은 후 다시 방문했을 때 정말 맛이 다른지 확인했다. 꼬리 지느러미가 있고 없고는 맛의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첫날은 거의 꼬리를 떼지 않고 먹었기에 맛의 차이라기보다는 지느러미 질감 느낌이 있고 없고의 차이만 느껴졌다. 꼬리씹는 느낌이 그리 좋지는 않다. 맛의 차이를 못느끼니, 내가 미맹인가? 맛의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던 반면, 지느러미로 인한 심적인 거부감이 훨씬 크다.
그리고 설령 꼬리가 대단한 정력제임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꼬리 지느러미를 정력제로 먹는 것이 지렁이를 토룡탕이라며 먹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신문인지, 선정성 주간지인지 모를 내용이다.
나는 꼬리는 먹더라도 지느러미는 떼고 먹는 편을 택하겠다. 현재는.
서귀포 남부, 보목 중심의 자리돔과 제주 동,서,북부의 자리돔은 다르다
정보를 뒤지다 한가지 특이한 글을 보았다. 보목동을 중심으로 한, 제주섬 아래는 자리돔의 크기가 더 적은편이고 뼈가 부드럽지만, 모슬포를 포함한 제주섬 동서를 포함한 북쪽은 자리돔의 크기가 더 크고 뼈가 더 세다고 한다.
그렇다면 회를 자르는 방식은 이해된다. 뼈가 세면 당연히 더 잘게 썰어 먹는 것이 나을 것이며, 뼈가 연하고 작다면 세로로 삼등분으로 자르면 일도 줄고 씹는 느낌도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크기가 작아 일일이 꼬리지느러미를 자르는 것이 귀찮을 터, 그대로 먹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제주도가 큰 섬이라 할 수는 없지만, 자리돔이라는 생선의 크기도 약간은 다르고 먹는 방식도 다를 수 있을 것 같았다.
옛 방식의 자리돔 물회
육지의 물회와는 달리 자리돔 물회는 고추장 없이 된장만 푼다. 그리고 제피 생잎을 넣어 향을 돋운다. 제피는 집에서 뜯은 것을 넣었다. 고추장이 없으니 국물이 편하다. 부담이 없다.
자리돔 철이 시작되었다. 4,5,6월이 제철이라 한다. 나는 기름이 꽉 찬 때보다 좀 더 담백한 지금이 좋다. 앞으로 몇 개월간은 자리돔을 즐길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젓갈을 담고 싶다. 비늘을 좀 제대로 쳐 낸 젓갈을 먹고싶다. 물로 좋은 소금은 필수다.
4월 11일
이곳 식당에서 먹는 것도 즐거움이지만, 오가는 길 또한 빠질 수 없는 즐거움이다. 아내와 둘이서 자리돔회, 자리돔 물회, 그리고 국수를 뺀 보말국수를 먹었다.
















4월 16일
오늘은 혜정과 도엽과 함께. 좀처럼 함께하지 않지만, 오늘은 막걸리와 함께 한다. 역시도 자리돔은 세로로 세등분으로 갈라지고 꼬리지느러미까지 있다. 오늘도 내가 가장 즐긴 것은 보말국수다.






4월 18일
오늘은 자리돔 물회만 주문했다. 반찬에서도 봄을 느낀다. 담백하게 무친 봄나물이 나왔다. 식사 후, 드라이버하며 바다 경치를 즐긴다. 아래로 비치는 것으로 보아 바닥이 거치지 않아 스노클링하기에 좋을 듯하다. 아마도 다음에 오면 여기서 스노클링을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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