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 뛴 후, 많은 물을 마셨고, 냉장고에 있는 야채를 모두 먹었다.
그리고 오늘은 남은 스페인 수프까지 먹고 나니 어제 뛰기 전보다 몸이 더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과 힘들 때 또 뛰는 것이 앞을 생각하면 낫겠다는 판단으로 오늘 다시 뛰기로 마음먹었다.
달리 떠오르는 코스는 없고, 같은 코스이더라도 구룡마을을 피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코스를 살폈다. 수서역에서 양재시민의숲까지 11킬로 내외라 좋을 듯했다. 같은 길을 되돌아오지 않아도 되니 좋다.
출발지로 되돌아오는 것이 아니기에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데, 복장이 문제다. 내가 편하면 타인이 불편할테고, 타인을 고려하면 뛸 때 내가 힘들 것이다. 적당히 절충해 땀으로 무게감이 있더라도 상의는 반팔 티를 입고 출발했다.
수서역에 도착 후 6번 출구로 나가자 마자 바로 둘레길 입구가 보인다. 오늘의 힘든 뛰기가 시작되었다.
오르막은 걷고, 내리막은 뛰는 전략이지만, 5키로를 넘은 후는 내리막도 일부만 뛰었다. 그리고 도심으로 접어들어서는 마지막 몇 킬로는 피로를 풀듯 걸었다. 사실 걸을 힘조차도 없었다. 빨리 쉬고 싶었다.
오늘 가장 힘든 것은 물이었다. 중간에 약수가 두 곳 있었지만, 입만 축이다보니, 그 후는 갈증으로 매우 힘들었다. 물을 많이 마신다고 나은 것도 아니다. 조금씩 입을 적실 물이 있어야 하는데 물을 넣을 장비가 없어 물 없이 뛴 것이 문제다. 특히 오늘처럼 35도가 넘는 날에 물 없이 뛰는 것은 너무 힘든다.
오늘 마지막 평지의 힘든 걸음 중에도 앞으로 트레일러닝을 계속하려면 물을 어떻게 해결할 지 고민을 많이 했다. 갈증이 심한 만큼 고민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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